떨어진 날

흑협

남을 위해 칼을 빼지만, 그 칼이 어느 문으로 드는지는 가리지 않는 사람.

너는 사람을 살리는 쪽에 선다. 다만 어떻게 살리느냐는 따지지 않는다. 앞문이 막히면 뒷문으로 가고, 법도가 사람을 못 구하면 법도를 넘는다. 속이는 일도, 훔치는 일도, 명을 어기는 일도 사람이 산다면 마다하지 않는다. 정파는 너를 협객이라 부르지 못한다. 네 손이 깨끗하지 않아서다. 사파도 너를 제 식구로 못 센다. 훔쳐도 네가 갖지 않아서다. 그래서 강호는 협 앞에 검을 흑 자를 붙여 너를 흑협이라 부른다. 네 덕에 산 사람들은 네 방법을 묻지 않는다. 묻는 것은 늘 아무것도 안 한 사람들이다. 낯선 세계에서 온 너에게 이 세계의 법도는 처음부터 남의 것이었다. 사람 목숨만은 어느 세계에서나 같았다.
다만, 여기선 갈립니다

다만 수단을 안 가리는 버릇은 목적이 흐려진 날에도 그대로 남는다. 누구를 위한 일이었는지는 가끔 다시 세어 봐야 한다.

비켜 간다무림얽혀든다
제 욕심에 쓴다협과 마남을 위해 쓴다
수단을 안 가린다의와 사법도를 지킨다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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