사문에 발을 들인 날

배후

강호는 검이 아니라 소문과 정보로 움직인다는 걸 아는 사람.

보이지 않는 곳에서 판을 짜는 자

너는 연무장보다 장서각이 편한 사람이다. 초식의 화려함에는 관심이 없고, 강호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그 흐름이 궁금하다. 남들이 대결을 볼 때 너는 판 전체를 본다. 패를 쥐면 바로 던지지 않고 쓸 자리를 고른다. 홀로 움직이는 건 꿍꿍이가 많아서가 아니라, 설명할 시간이 아까워서다. 네 수는 대개 끝난 뒤에야 보인다. 그날 밤 정사대전(正邪大戰)이 그렇게 끝난 건 우연이 아니다. 갈림길마다 물길을 살짝 틀어둔 손이 있었다. 강호가 잠잠해진 뒤에야 사람들은 묻는다. 그래서, 그 손은 누구였나?
다만, 여기선 갈립니다

다만 모든 패를 혼자 쥔 판은 네가 쓰러지면 같이 엎어진다. 패 한 장쯤 보여줘도 판은 굴러간다.

비켜 간다은원얽혀든다
감춘다행보드러낸다
홀로 닦는다사문정을 맺는다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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